2025. 5. 22. 18:20ㆍ일상과 건강/일상
"별로 화난 거 같진 않네요."
"제가 누군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뜻이니 나쁜 일은 아니죠."
- <명탐정 몽크(Monk)> 중
몽크는 길을 가던 중 어떤 사람에게 총격을 당했다. 그것도 대낮에,
범인은 차를 타고 가며 노골적으로 총을 난사했다.
다행히 몽크는 총알을 단 한 발도 맞지 않았다.
그리고 심리상담사를 찾아갔는데 그가 몽크에게 별로 화가 안난 거 같다고 말한다.
그에 대해 몽크가 한 말은 나에게 꽤나 의미있게 와 닿았다.
"제가 누군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뜻이니 나쁜 일은 아니죠."



왜 이 장면이 와닿았을까?
보통은 총격을 당했으면 충격받거나 분노할텐데, 몽크는 거기서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 만큼 진실에 가까워졌다"는 자기 방식의 의미로 해석한다.
물론 이건 몽크라는 캐릭터이기에 가능한 해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 순간에 작은 위로처럼 다가온 것 같기도 하다.
사건 속 맥락에서 이 대사의 '누군가'란 '진짜 범인'을 의미하기 때문에 진실에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뜻하며, 따라서 몽크의 말대로 그런 의미에서는 '나쁜 일은 아닌'게 맞다.
근데 이 맥락 속에서의 말이 아닌, 대사만 놓고 보면 좀 다르게 해석이 가능해서 다르게 느껴진다.
내 경우에는 보통 '누군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면 그 '누군가'가 누구든 관계없이, 그 자체를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다시 불안하거나 기분이 별로 안좋아지곤 하기 때문에 분명 나와는 다른 반응인걸 알아챘다.
몽크의 다른 많은 에피소드를 보면 사람들과의 관계를 반드시 좋게 가져야 한다는 강박이 하나도 없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도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그 '누군가'가 나에게 잘못한 사람이라면, 지속적이고 간헐적으로 내게 잘못을 한 사람이라면, 그 쪽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건 꼭 나쁜 일일까? 아니, 오히려 괜찮은 일 아닌가?
이건 어쩌면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인지도 모르겠다.
혼란 속에서도 '질서'를 찾아내는 사람
몽크는 강박이 있고 불안에 잘 시달리는 사람이다.
정리되지 않은 사물, 예측할 수 없는 사람, 갑작스러운 감정의 변화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세상에 자신의 방식대로 질서를 부여하려 애쓴다.
나도 불안이 높아질 때면 불안을 피하기 위해 생각을 동원해서 빠르게 그 상황을 지워버리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곤 한다. 몽크가 쓰는 방식도 그저 스스로를 지키려고 시도하는 방법일 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다만, 혼란에 휩쓸려가지 않고, 그 안에 있을 수 있으면서 자기 나름의 질서나 해석을 찾아내는 시간을 갖고 넘어간다는 점에서는 나도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달까.
매몰되지 않고 여백을 남겨둘 수 있는 사람
자신의 목숨이 위협당한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패닉에 빠지기 쉬울텐데, 이런 식으로 사람마다 자신이 끝까지 몰렸다고 느낄 때가 딱 매몰되기 쉬운 상황일거다.
몽크는 이 때에도 어떤 여백을 가진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그건 자기 나름의 유머가 될 수도 있고, 통찰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걸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게 좀 멋져보이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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