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통틀어 가장 기분 좋았던 일

2025. 10. 30. 16:45일상과 건강/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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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다름 아닌 키우는 식물들의 변화였다.

찢잎은 커녕 곧 죽을 거 같았던 몬스테라에서 찢잎이 나오고, 한 번 그러자 연속으로 지금까지 5장의 찢잎을 내주고 있다.

1년에 2-3장 정도의 안찢잎을 내주면서 굉장히 천천히 회복하고 죽지 않고 근근이 버텨오던 녀석이었던지라 대견하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있을 때는 몰랐다가 과습으로 다 죽이고 하나 남은 금전수를 엄마집에서 데려온 호야와 함께 깍두기로 심어놨는데 한참되어도 이 친구도 죽진 않고, 크지도 않고 같은 모습으로 한참을 있었다.

그랬던 작은 금전수 옆에 어린 금전수 싹이 올라와 있었다. 너무 놀라서 이게 진짜인가 한참을 봤다. 생김새를 뜯어보니 금전수였다.

그리고 호야도 데려온지 꽤 되었는데 마찬가지로 상태 유지 중인지 오래 된 친구였다. 근데 여기서도 여린 잎이 하나 나온게 아닌가!!!!

 

 

 

얘들은 그저 오랜 시간 후에 잎을 틔운 것이겠고, 저 잎 하나를 틔우기 위해서 계속해서 환경에 맞게 몸 안에서 일을 꾸준히 하고 있었을 거다. 그 기간은 눈에 안보였을 뿐. 어느날 갑자기 뿅! 하고 나온게 아니라는 거. 계속해서 애쓰며 환경에 맞추며 가늠하며 기회를 엿보고 열심히 할 일을 하며 살다가 모든 조건이 맞거나 쌓였을 때 드디어 싹을 냈을 것이다.

근데 그 타이밍이 우연하게도 내가 너무 힘들고 마음이 안좋을 때 발견되도록 시간이 맞았고, 더 큰 뭉클함과 기쁨을 누리게 된 것이다. 정말 오랜 기간을 '얘는 죽은 건 아닌데 현상 유지를 이렇게 오래하면 뭐라고 해석해야 하지?' 하는 의구심을 오래 품어왔는데. 심지어 미친 생장력을 보여주는 봄, 여름 내내도 반응이 없었는데. 늦여름에 올해 처음으로, 금전수는 2년 만에 기적같은 새싹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언니에게 선물 받은 새 식구들. 하나같이 귀엽고 앙증맞은 친구들.

 

화원에 간다는 언니에게 부탁한 건 먼지 먹는 틸란드시아 이오난사였는데 무려 두 종류인데다가 둘 다 너무 예쁘다.

언니는 잘 키워보라며 금전수(내가 수많은 금전수를 재작년에 싹 죽인걸 알기에)와 프랑스 고무나무(수형까지 귀염)를 선물해 주었고, 언니가 키우고 내가 지난번에 가서 눈독들였던 귀족같은 이름을 가진 귀여운 필로덴드론 캄포스포터아넘 까지 줬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귀엽고 멋진게 좋다. 그리고 무던하게 잘 커주는 친구들이 좋고 고맙고 그러하다.

애지중지 들여다보며 하지만 무심한 척하며 곁에 두고 잘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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